고추를 말라 죽게 해 매년 큰 피해를 주는 고추 역병과 풋마름병을 농가에서 손쉽게 친환경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고추 역병과 풋마름병을 녹비작물과 바닷물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농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유기농법은 9월 하순경에 고춧대를 뽑은 고추밭에 녹비작물인 호밀을 심어 이듬해 4월 중하순까지 재배한 다음 고추를 심기 1~2주 전에 갈아엎어 토양 속에 넣으면 된다.

그리고 고추를 심어 재배하다가 장마가 시작되기 전 6월 중순경부터 바닷물을 고추식물 한 그루당 60㎖ 가량을 일주일 간격으로 7월 하순까지 총 4~5회에 걸쳐 고추 뿌리 주위에 관주처리한다.

실제 상습적으로 고추 토양 병해에 시달렸던 충북 음성의 고추 농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호밀 윤작과 바닷물 처리를 하지 않은 밭에서는 70%의 높은 역병, 풋마름병 발병률을 보였던 반면, 호밀 윤작만을 했을 때에는 발병률이 30%, 호밀 윤작과 바닷물 처리를 같이 했을 때에는 발병률이 19%로 떨어졌다.

이와 같은 결과는 호밀 윤작이 토양 속에 유기물을 풍부하게 해 고추의 왕성한 생육을 돕고 장마철 바닷물이 역병 균과 풋마름병 균의 발병을 억제시킴으로써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추 역병과 풋마름병은 토양전염병으로 물에 의해 이동·전파되기 때문에 토양의 온도가 높고 물 빠짐이 나쁘거나 습기가 많으면 발병되기 쉽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잦은 강우로 인해 병 발생이 크게 증가했으며, 고추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미치고 있다.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이민호 연구사는 “고추의 연작재배가 늘고 최근 기온상승과 강우량 증가로 토양전염병 발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유기농법을 이용해 내년에 고추 역병과 풋마름병을 대비하고자 하는 농가에서는 9월 하순경에 꼭 호밀을 파종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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