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루머로 피해 입은 119 구급대원들의 심리적 고통 가중

[최호칠 대기자/논설위원] 가수 ‘태연(소녀시대)’이 지난밤 운전 중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28일 밤 서울 강남구 학동역 부근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와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는데 당시 사고 피해자는 SNS를 통해 ‘피해자 중에 가수 태연의 상처만 살피고 앰블런스로 후송하였다’라는 억울한 심정을 밝혔는데 이로 인하여 인터넷상에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는 28일 저녁 자신의 SNS인 인스타그램에 사고 당시 상황을 서술하며 ‘정차중인 두 차를 뒤에서 박아서 중간에 있는 차 앞 뒤 유리가 다 깨졌다’라며 이어 ‘에어백 터지고 온 몸이며 옷이며 다 유리가 들어올 정도로 사고가 났는데 가해자가 유명 여자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가해자 먼저 태워 병원으로 가려고 피해자들보고 기다리라고 했다’라며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 가수 ‘태연’과 어젯밤 교통사고 현장 사진, 일상 속에 인명구조중인 119구급대원들의 응급처지 장면 (본 사고 현장과 무관한 119구급대원활동 참고 사진)
사고 당시 상황은 태연의 차량이 택시를 충돌했고, 택시는 그 앞 차량과 다시 추돌했으며 승객 2명과 그 앞 차량 운전자 1명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특혜 논란’이 불거지게 된 것이다.

이에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119안전센터 측과 관할 강남소방서 홍보팀 G 담당관은 취재를 위해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피해자의 SNS를 통해 인터넷에 급격히 퍼짐으로 사고 현장에서 애쓴 119구급대원들에 대한 진위 파악도 없이 자신의 감정만을 표현한 내용으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출동 소방관에게 입힘으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폭로의 한 사례로 이슈가 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으로 긴급 출동하여 응급처치하고 인명구조한 후에 이런 황당한 주장을 접하게 될 때 찾아오는 119 구급대원들의 상처를 보듬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피해자의 주장을 살펴보면 경찰과 구급대원들에 대한 글을 “음주측정 조차 하지 않고 차에 검정색 고양이가 있었다더라, 택시 아저씨 목 부근에서는 피가 나는데 그냥 까진 것이니 괜찮다고 하질 않나”라는 내용을 남겼다.

본지의 취재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강남소방서는 “3중 추돌 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아우디 차량 탑승자와 택시 승객 등 부상자들이 허리통증과 타박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태연의 차량은 3개의 차량 중 유일하게 에어백이 터졌고 이로 인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급대원이 우선순위를 두어 태연을 먼저 이송하려고 했는데, 잠시 후 태연이 다소 안정된 기미를 보이며 “괜찮다, 조금 안정을 취하고 알아서 병원으로 이동하겠다 ”고 말해 이송하지 않았고, 부상이 있었던 나머지 3명 (아우디 운전자, 택시 승객 2인)만을 이송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자가 얼마 전 취재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119 구급대원 현장응급처지 표준지침’ 매뉴얼에 의거 모든 소방관들은 현장 대응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당시 현장 출동을 하였던 영동119안전센터에서는 “태연을 구급차로 이송하지도 않았지만, 가장 먼저 이송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연예인 특혜’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구급대원들이 이름난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준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원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고 현장의 응급상황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념이 없다는 사실이며 똑같은 한 생명으로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하여 매뉴얼대로 중상자를 먼저 보살피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고로 택시 승객 2명과 아우디 운전자 1명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들은 큰 외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연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운전 부주의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했지만, 이후 피해자와 견인 기사임을 주장하는 두 사람이 인터넷상 서로 다른 주장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중되어 현재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당시 현장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오히려 또 다른 피해자로 등장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한 시민은 본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 사고를 바라보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고 근거 없이 마구잡이식의 표현은 삼가는 것이 옳으며 성숙한 시민 정신으로 불철주야 시민의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한민국의 영웅–소방관’ 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호칠대기자/논설위원 cvya0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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