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삼성생명)가 8년 만에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안겼다.
지독한 침체에서 벗어날 줄 몰랐던 한국 레슬링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빛 미소를 지었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7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미남 레슬러' 김현우(24·삼성생명)가 금메달을 따내고 우승하면서 무너져 가던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세웠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정지현(29·삼성생명)이 그레코로만형 60㎏급 정상에 오른 지 8년 만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헝가리 타마스 로린츠와 결승전에 나선 김현우는 예선에서 상대 선수에게 눈두덩을 다쳐 한쪽 눈이 거의 안보일 정도로 감겨 있었지만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올림픽 첫 출전에서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렸다.

김현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머문 한국 레슬링이 4년 뒤 명예 회복을 위해 작심하고 키운 유망주로, 2006년 아시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될성 부른 떡잎'으로 자라 2010년 선배들을 물리치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현우는 태릉선수촌에 들어오자마자 5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새 세대의 출현을 알렸다.
그러나 같은 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꿈이 무산되고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런던올림픽의 확실한 메달 기대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 레슬링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현우는 2011년 12월 런던에서 올린 프레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올라 맹렬한 상승세를 탔다.

김현우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체격에서 발휘되는 힘과 근지구력이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들어올리지 못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중동이나 동유럽 선수 못지않은 근력을 자랑한다.
"실전 체질의 강심장"이라던 방대두 대표팀 총감독의 칭찬대로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경기를 준비하던 김현우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모든 부담을 잊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가 여전히 발전의 여지가 많은 선수란 점은 한국 레슬링의 미래에도 희소식이다.
그러나 워낙 저변이 취약한 탓에 다른 체급에서도 김현우와 같은 새로운 스타를 길러낼 수 있느냐가 진정한 '레슬링 르네상스'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유태균 기자   jnpnes@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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