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난우 기동취재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군 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회유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이 중사를 추모하기 위해 방문했다.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차려진 이 중사의 추모소를 찾은 문대통령은 이 중사의 부모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면서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고 이 중사의 어머니는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서욱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사진/청와대)

앞서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는 올 3월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 이후 귀가하는 차량에서 장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즉각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상급자들은 오히려 피해자를 조직적으로 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근무지를 옮겼지만 새 부대 전속 이후에도 자신을 ‘관심 간부’ 취급하는 분위기에 극도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 중사 남편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어디 사고 난 여군 한번 보자는 식으로 느꼈다” 며 “모든 집중을 받는 것 같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중사는 극단적 선택 하루 전이었던 지난달 21일 혼인신고를 위해 반일 휴가를 신청했지만 상관은 ‘보고 똑바로 하라’고 면박을 주었으며 혼인신고 당일인 지난달 22일 이 중사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공군 검찰이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을 초기에 넘겨받고도 가해자 조사를 두 달간 한차례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사건을 넘겨받은 지55일만인 지난달 31일에야 가해자인 장모 중사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이마저도 첫 조사를 이달 4일 이후로 예정했다가 피해자의 극단선택 뒤 앞당긴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장 중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4일 이 중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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