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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귀마개로 깨우친 ‘청렴의식’
홍현덕 기동취재부 기자  |  ipip5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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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2  12: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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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덕 기동취재부 기자] 대한민국 건장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수행하는 국방의 의무!

2011년 12월 나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강원도 화천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한겨울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강원도 추위 속에서도 국방부 시계는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었고, 자연스레 계급도 올라가 어느덧 중대에서 최고 실세(?)인 상병 3호봉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겨울철이 끝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 다가왔다.

   
▲ 소방교 이용섭

군대에서는 일반적으로 겨울 시작 전, 방한물품을 개인에게 배부하고 겨울이 끝난 후 지급받았던 방한용품을 봄철에 다시 반납하는 형식으로 보급품을 관리하고 있었다.

당시 행정보급관이었던 군 간부는 특히나 물품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는데, 물품관리가 잘못되거나 수량이 맞지 않으면 계급에 상관없이 불같이 화를 내고 휴가를 제한했었다.

겨울이 끝나 사용했던 방한용품을 정비하고 물품담당자에게 반납하려는 찰나, 아뿔사! 방한용품 중 귀마개가 관물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전역하기 얼마 남지 않은 병장의 소행이 분명했으나, 심증만 있을 뿐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 이렇게 되면 방한용품을 분실한 나는 휴가제한이 불 보듯 뻔했다.

방한용품 분실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후임이었던 물품담당자를 불러 말했다.“귀마개가 사라졌으니 물품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귀마개 1개를 몰래 챙겨 달라, 모든 물품창고를 조사하지 않으니 걸리진 않을 것이다.”

물품담당자는 처음에 거절하였으나, 강압적인 나의 태도에 어쩔 수 없이 귀마개를 내어주었다. 그렇게 빼돌린 귀마개로 무사히 겨울철 방한용품 반납을 끝냈고,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물품까지 모두 조사하였고, 물품 1개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한 행정보급관은 물품담당자에게 책임을 추궁하였다. 성실하고 착했던 물품담당자는 나의 비위행위를 말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본인이 떠안고 혼나고 있었다.

나의 비위행위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의 숨을 쉬었으나, 그것도 잠시뿐 오히려 나의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후임의 모습을 보니 크나큰 죄책감이 느껴졌다.

다음날, 행정보급관에게 찾아가 그동안 있었던 나의 강압적인 행동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더니 조용히 듣고는 서랍에서 귀마개를 하나 꺼내어 보여주었다. 몇 달전 훈련 장소에서 습득했던 귀마개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며 나에게도 후임이던 물품담당자에게도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고 조용히 해결되었다.

이처럼 개인의 부도덕한 행동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사회에서 커다란 해를 끼치고, 특히나 공직자의 비위행위는 소속된 조직뿐만 아니라 국가의 신뢰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짊어지게 된다. 공직자의 청렴의식은 기본 덕목이고 이는 사소하고 하찮은 것일지라도 반드시 지켜야한다. 공직자 개개인의 청렴의식이 쌓이고 쌓여 밝고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고 나아가서는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다.

군용 귀마개 사건 10여년 이후, 공직자가 된 지금 청렴교육을 듣고 있으면, 나의 비위행위로 인해 눈물짓던 후임 물품담당자 생각에 다시 한번 청렴의식을 마음속에 되새겨 본다.

                                                           충청북도 괴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교 이 용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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