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은 이벤트가 아니다.

2014-01-02     ipn뉴스

                                          결혼식은 이벤트가 아니다                              

                                                                                                                    조성만
결혼식장은 시대의 세속 문화를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만들어 내는 창조의 현장이자 삶을 잉태하는 태반이다.
엊그제만 해도 신랑이 만세 삼창하는 것이 아주 특별한 이벤트였다. 그런데 이것도 시들해져서 요즘에는 보기 힘들다. 그 대신 이번에는 주례가 사라져 하객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덕담위주의 주례사는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이다. 어떤 하객은 아예 주례사가 듣기 싫어 혼주에게 눈도장만 찍고 아예 식당으로 직행하여 먹는 것으로 축하를 한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고만 있던 젊은 세대들이 과감하게 주례를 없애 버렸다. 그렇다고 주례가 꼭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도 없다.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편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루하고 다 아는 이야기의 주례사를 안 들어도 되니 말이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결혼식은 지인과 친척들 20여명을 모시고 주례가 성혼선언문 낭독이 전부이다 보니 시간도 10여분 밖에 안 걸린다. 신혼여행도 신혼살림을 다 정리한 후에야 다녀온다. 서양 사람들의 결혼식은 하나님 앞에서 맹세하는 예식이다 보니 반드시 교회나 성당을 찾아가 목사나 신부에게 의뢰하여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례 하여 신께 고한다. 이 때 하객들의 소임은 증인 이니 참석이유가 분명하다.

우리의 전통혼례는 어떤 가 하나님 앞의 맹세도 그걸 증명할 증인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가 서로 합하여 하늘의 자식을 낳고 하늘의 참 뜻으로 자식을 기르고 하늘의 뜻으로 정치를 하라는 뜻으로 봉황을 대신하여 살아 있는 닭을 혼례상에 올리는 것이다. 아울러 한 가정을 이루기 위하여 신랑과 신부는 엄숙하고 단정한 예를 서로에게 갖추어 사회적 결합을 하는 예로 집례 하는 것이다
신부가 얼굴에 찍는 빨간색의 연지와 양 볼의 곤지는 나쁜 악귀를 쫓아내는 부적이자 신부가 시댁의 가문과 법도를 잘 따르고 지키고 자손을 번성시키겠다는 맹세의 표식이요 순종의 징표이기도 하다. 이마에 바르는 연지는 우주 자연의 창조주인 조화신(造化神)을 잘 받들겠다는 뜻이며, 오른쪽 볼에 바르는 곤지는 교화신(敎化神)의 뜻을 잘 섬기겠다는 것이며, 왼쪽 볼에 바르는 곤지는 치화신(治化神)의 뜻을 잘 따라서 화목하고 바른 가정을 잘 꾸려가겠다는 약속을 하객들 앞에서 하는 맹세의 징표다. 아울러 폐백을 올릴 때 던지는 밤 대추는 아들딸을 많이 낳으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국가에 충성하라는 뜻으로 집안의 어르신들이 신부의 치마폭에 던지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호화로운 호텔에서 호화로운 꽃길을 만드는데 적게는 수 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 만원의 비용을 소비한다. 그것도 한 두 시간을 위하여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결혼의 풍속은 지구촌 어느 곳에도 없는 우리만의 일이다. 의미도 뜻도 없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상식에 어긋난다면 분명히 문제가 되는 것은 틀림이 없으니 이러한 문제가 긍정적으로 변화 되었으면 한다.

우리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만드실 때 두 눈을 만들어 주셨다. 왜 두 눈을 만들어 주셨을까? 그 뜻을 헤아려 봤다. 그 속에는 이런 진리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평상시 두 눈으로 보나 한 눈을 감고 보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두 눈을 통하여 삶의 지표를 예시해 주셨기 때문이다. 즉 신랑과 신부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것을 추구하며 성장하였으나 성혼으로 인하여 자기욕구에서 벗어나 가정으로 독립하여 하나로 보고 산랑 신부는 동일하게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부부로 일치시켜 하나로 계획하고 함께 걸어가야 삶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런 생활의 지혜를 내 몸에 지니고도 우리는 이기심과 탐욕에 어두워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생일대에 단 한번 뿐인 결혼식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니 창조주의 뜻에 따라 밝아오는 갑오년에는 복음의 진리를 듬뿍 담는 신성하고 거룩한 결혼식문화가 천마와 같이 힘차게 질주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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