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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몽(吉夢)과 재복(財福)의 돼지…‘2019 황금돼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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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31  22: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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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n뉴스 ] 재운(財運)을 상징하는 새해 돼지해가 밝아온다.
돼지띠는 육십갑자에서 을해[乙亥, 木, 靑], 정해[丁亥, 火, 赤], 기해[己亥, 土, 黃], 신해[辛亥, 金, 白], 계해[癸亥, 水 , 黑] 등으로 5번 운행된다. 같은 돼지띠라도 오방색을 연결하면 그 색깔이 달라진다.

새해는 기해년[己亥年]이니 ‘황색 돼지띠’이고, 황색은 황금의 색이니 ‘황금돼지띠’이다.

 언어권마다 달리 들리는 돼지소리

“꿀꿀(한국), 오잉크 오잉크(영어권), 부-부(일본), 헝헝(중국), 운인(베트남), 흐류흐류(러시아), 크노르(네덜란드)” 등 돼지 소리는 언어권에 따라 달리 들린다고 한다. 하지만 그 소리가 어떻든 한국문화에서 돼지는 길상으로 재산(財産)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물신(財物神)을 상징한다.

그런가하면 속담에서 돼지는 대부분 탐욕스럽고, 더럽고, 게으르며 우둔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즉, 돼지는 상서로움과 탐욕스러움의 서로 반대되는 속성을 갖춘, 이른바 모순적 등가성(矛盾的 等價性)을 지니고 있는 십이지의 열두 번째 띠 동물이다.

“1억 이상 복권 당첨자 23%… 행운을 가져오는 꿈이 있다면 무엇일까? 만약 돼지를 생각했다면 작년에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은행이 작년 1년 동안 주택복권 등을 구입해 1억원 이상 대박을 터뜨린 43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0명이 ‘돼지꿈’을 꾼 뒤 행운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집집마다 돼지를 길렀고 어쩌다 돼지꿈을 꾸면 재수 좋은 꿈을 꾸었다고 기뻐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돼지가 새끼들을 품에 안고 젖을 물리는 사진을 걸어 놓고 일이 잘되기를 빌기도 했다.

상점에는 새해 첫 돼지날 상해일(上亥日)에 문을 열면 한 해 동안 장사가 잘된다는 속신도 있다. 죽어서도 돼지혈(穴)에 묘를 쓰면 부자가 된다고 믿어왔다.

이처럼 한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돼지를 부(富)와 복(福)의 상징으로, 돼지꿈을 재운(財運)과 행운(幸運)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많은 사람들이 돼지해를 맞이하며 행운과 재운이 따르리라 믿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화적 신통력을 지닌 동물

돼지는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이며, 제의(祭儀)의 희생(犧牲), 길상(吉祥)으로 재산(財産)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 등을 상징한다.

한국 신화에 등장하는 돼지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임과 동시에, 나라의 수도를 정해주고 왕이 자식이 없을 때 왕자를 낳을 왕비를 알려주어 대를 잇게 하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도 전해진다.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고구려 유리왕편, 고려사(高麗史)의 고려세계(高麗世系)에 돼지가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과 고려의 수도 송악을 점지해준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산상왕(山上王) 편에서 산상왕은 아들이 없었으나 돼지의 도움으로 아들을 낳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들은 보통 돼지가 아니라 하늘의 제사에 쓰이는 제물의 돼지이다. 제물로 쓰인 돼지는 신통력이 있고,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使者)의 상징으로도 나타난다. 희생에 쓰이는 돼지가 신기한 예언적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제전(祭典)의 희생(犧牲)

우리는 굿이나 고사 등을 지낼 때 상 위에 돼지머리를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면 돼지는 언제부터 제물로 쓰였을까?

돼지는 일찍부터 제전에 희생으로 쓰여진 동물이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희생으로 교시(郊豕)에 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

삼국사기 제사(祭祀)조에 보면 ‘고기(古記)’를 인용해 “고구려는 항상 삼월 삼일에 낙랑의 구릉에 모여 사냥하고 돼지와 사슴을 잡아 하늘과 산천에 제사한다”고 했다. 또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십이월 납(十二月 臘)조에는 산돼지가 납향(臘享)의 제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에도 굿이나 동제(洞祭)에는 돼지를 희생으로 쓰고 있다. 또한 각종 고사 때는 어김없이 돼지머리가 등장한다. 그래서 시월 상달 고사철 푸줏간에 ‘고사용 돼지머리 있음’이라고 써 붙일 정도다.

우리는 집에서 지내는 고사나 개업 같은 행사에는 의례 돼지머리를 가장 중요한 제물로 모신다. 이처럼 제전에 돼지를 쓰는 풍속은 멀리 고구려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역사깊은 민속이다.

 금돼지의 자식, 신라말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

신라말 최고의 문장가였던 최치원(崔致遠)이 금돼지의 자식이라는 고전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작자와 연대 미상의 ‘최고운전(崔孤雲傳)’으로, 최치원의 일생을 허구적 구성으로 형상화한 전기적 소설이다.

“신라 시대 부임하는 신임 현령마다 부인이 실종되는 문창에 현령으로 부임한 최충은 미리 부인의 손에 명주실을 매어 두었다가 부인이 실종되자 찾아 나선다. 실이 뒷산 바위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최충은 부인을 잡고 있던 금돼지를 죽이고 부인을 구하여 온다.

그후 부인이 아들 최치원을 낳자 최충이 금돼지의 자식이라며 버렸더니, 선녀가 내려와 보호해 주고 천유(天儒)가 내려와 글을 가르친다. 치원의 글 읽는 소리가 중국의 황제에게까지 들리자 황제가 두 학사를 보내 글을 겨루게 하나 치원을 당하지 못했다.”

 길상, 복, 집안 재물신의 상징

“돼지 같은 녀석”… 이렇게 욕을 하면서도 한국인은 돼지 꿈을 대단한 귀물(貴物)로 여긴다. 만일 돼지에 개마저 덧붙이면 그 욕은 사뭇 상소리가 되는데도, 동물꿈 가운데서 돼지는 용과 더불어 최상의 길조(吉兆)이며 길몽의 쌍벽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상상의 동물인 용은 왕권의 상징이다. 그래서 용꿈은 태몽 중의 으뜸인데, 장차 이름을 크게 떨칠 사내아이를 낳게 될 꿈이 바로 용꿈이다. 이에 비해 돼지꿈은 부의 상징으로, 집안에 모시고 믿음을 바치던 ‘업신’이 현실의 재물신(財物神)이라면 돼지는 꿈속의 재물이다.

이런즉, 어쩌면 돼지꿈은 용꿈보다 한수 위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돼지꿈은 길조와 행운의 상징, 그 자체이며 다산(多産)까지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돼지 그림이나 돼지코는 번창의 상징이나 부적으로 이용되는데, 돼지가 가계의 기본적인 재원(財源)이었으며 한자의 ‘돈(豚)’이 ‘돈(金)’과 음이 같은 데에 연유한다. 이렇듯 장사하는 집에서는 곧잘 돼지 그림을 문설주 위에 붙여서 사업의 번창을 기원했다.

그리고 이제, 재운(財運)을 상징하는 새해 돼지해가 찾아온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띠를 맞이해 모든 가정에 풍년과 번창이 함께 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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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재물신의 상징 돼지그림. (출처=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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