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기자] 26일 새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가 경북 성주 골프장으로 전격 반입됐다. 이는 지난 20일 미군이 사드 부지를 공여 받은 지 6일 만이다.

한미 양국은 이날 새벽 2시를 전후해 경북 왜관과 부산에 분산해 보관하고 있던 사드 포대 장비들을 성주골프장 내의 사드 부지 예정지로 각각 이동해 배치하는 작전을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 26일 오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경찰의 통제 속에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야시간을 택한 정부는 국방부, 경찰청 등 관련 유관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경찰 병력 80여개 중대를 경북 성주 사드 부지 예정지와 장비 이동경로 등에 배치했으며 오늘 새벽 0시부터 경력 8천여 명을 투입해 성주 골프장으로 통하는 지방도 905호 등을 모두 통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새벽 3시쯤 사드 발사대 등 일부 장비가 골프장 안으로 들어가고, 4시 40분부터 발사대와 레이더 사격통제장치 등 핵심 장비가 모두 반입됐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8일 한·미가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한 지 9개월여 만이자, 주한미군이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사드의 이동식 발사대 장비를 보관한 지 51일 만인 이날 사드의 핵심 장비가 성주골프장으로 옮겨졌다. 사드 장비는 지난 3월 6일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 2기를 비롯한 일부 장비가 C-17 수송기 편으로 미국에서 오산기지로 처음 수송됐다.
군 관계자는  “사드 포대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포대가 갖춰졌다”며 사드 포대가 사실상 배치됐음을 시인했다.

사드 부지로 확정된 성주골프장은 해발고도가 680m로 당초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용지로 발표한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아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새벽 한 시 반, 사드장비 반입 사실을 포착한 마을 주민과 원불교 신자 등 2백여 명은 성주 골프장 입구에서 사드를 실은 차량을 막아섰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한 주민 1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주한미군의 전격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배치에 대해 대선주자들의 의견도 각각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국민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강행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 성주 부지에 사드가 전격적으로 반입된 것은 차기 정부의 정책적 판단을 원천적 차단한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은 “사드배치는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도 하기 전에 한밤중 기습배치라니 유감”이라며 국내법 준수를 촉구했다.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대선으로 국민의 시선이 한쪽에 쏠려있는 가운데 날치기로 사드 장비를 성주에 들여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갈등을 일으켜 수구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 동안 안보위기를 지적해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측은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 운용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드 배치에 대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측도 “그간 주장해 온 대로 대선 전 사드배치가 완료됐다”며“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우리의 안보주권을 확실히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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