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난우 기동취재부 기자]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손 씨의 유족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 서울성모병원에서 고별식 뒤 9시 발인식이 열렸다. 발인 후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열렸다. 미사를 마친 뒤 손 씨는 경기도 용인의 납골당에 안치된다.

▲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발인이 5일 엄수됐다.

발인식에 앞서 고별식에서는 손 씨 아버지와 친구들의 편지 낭독이 있었다.

손 씨 아버지는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 되어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인생이 살아갈 만하다고 알려줬고 네가 없었더라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몰랐을 것”이라며 “선물처럼 왔던 너를 영원히 그리워하겠다, 오래지 않아 만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엄마는 걱정마, 아빠 믿지. 우리 잘 봐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손씨 친구들도 편지 낭독을 통해 “노는 걸 정말 좋아해 모든 날 친구와 약속을 잡았던 정민이, 다시 만날 그날 웃는 표정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아직 그립고 보고싶다, 아직 꿈만 같다. 너의 백만불짜리 미소가 아른거린다”며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너의 몫까지 웃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의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손씨는 토요일인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 친구를 만난다며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손씨는 실제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지만 다음 날 실종됐다.

같은 날 오전 4시30분께 반포나들목 CCTV에는 친구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손씨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손 씨 부모는 오전 5씨30분께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아나섰다. 손 씨 아버지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을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실종된 아들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실종 지역 일대에 걸었다.

손 씨는 실종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 장소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발견됐다.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검정 물체가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반응했고, 이를 뒤집어보자 손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차림과 똑같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민간구조사 차종욱씨가 한강에서 손 씨와 당일 술을 마신 친구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발견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경찰은 실종 당일인 4월 25일 오전 3시 전후 반포한강공원 방문 차량의 블랙박스를 전수 조사 중이며 공원 CCTV 자료도 모두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손 씨 아버지는 이날 새벽 자신의 블로그 글을 통해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정민씨 아버지가 쓴 편지 전문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내가 착한 너를 얻으려고 아무것도 한게 없기에 넌 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되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만한 것임을 알려주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거야.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거고 널 늘 그리워할거야.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을께,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사랑한다..

저작권자 © IPN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