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난우 기동취재부 기자] 지난 일요일(25일) 새벽,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손 정민(22살) 씨가 엿새 만인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쯤 3일째 주변을 수색하던 민간 구조사와 구조견이 실종지점인 반포한강공원 승강장 인근에서 강물에 떠내려오는 검정색 물체를 발견했고, 수색 중이던 경찰대원이 옷차림새와 주머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손 씨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채 발견된 손 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마름모 무늬의 긴 셔츠와 검정색 바지 차림이었다”고 전했다.

▲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1)씨를 찾기위해 가족과 지인들이 배포한 전단지

아버지 손(50) 씨는 30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 전 검안을 마쳤는데,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로 상처가 2개 나 있었다”며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것처럼 굵고 깊었다”고 말했다.

손씨는 “아들 얼굴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표정도 힘들지 않아 다행이었다”며 “사망 원인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해 부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범인이 있다면 잡혔으면 좋겠고, 만약 정민이가 잘못한 거라면 아이 죽음을 계기로 사람들이 그곳에서 술을 덜 마시면 좋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CCTV든 위치추적 시스템이든 미흡한 점들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정민 씨는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친구 A씨는 25일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홀로 귀가했는데 주변에 정민 씨가 있었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민씨가 집으로 먼저 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친구 A씨는 당시 실수로 정민씨 휴대전화를 갖고 귀가했으며 자신의 휴대전화는 정민 씨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친구 A씨의 휴대전화 위치는 실종장소 주변이었고 실종 당일 오전 6시 30분쯤 연결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민 씨가 실종된 이후 엿새 동안 근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드론·헬기·수색견 등을 동원해 실종장소 일대 수색을 이어왔다. 한강경찰대는 이날 오후 정민 씨를 찾기 위해 잠수수색까지 했다.

한편 정민 씨의 실종 소식은 아버지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가족과 지인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고 전단지 천여 장을 인쇄하고 현수막을 내걸면서, 목격자 제보를 부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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