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와이즈멘클럽 경기지방총재 기독교실업인 협의회회장 정회진
 
 밤늦게 호텔에 도착해서 쉬려고 하는데, 일행이 시내구경도 할 겸 같이 나가시죠, 해서는 택시를 타고나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던 중, 화장실에 잠간 들렀다 나왔는데, 일행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더욱 난감한 것은 헤어진 사람들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1박을 해야 될 호텔도 알지를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럿이 버스를 타고 밤늦게 와서 정신없이 호텔에 내리다 보니 어느 지역인지 어느 호텔인지 확인을 못한 것도 있지만 같은 일행이 있으니까 신경도 안 쓰고 시내 구경을 나갔기 때문이었다. 참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는 반경15분내의 호텔을 다 돌아다니면서 몇 군데나 찾아 다녔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창피한감이 들었지만 끝내 파출소를 찾아 들어갔다. 길을 잃은 아이가 연신 울어대는 것을 보니, 내심정도 소리만 안내었지 같이 울고 있었다.

취객들이 싸움을 하다 끌려와서는 말다툼을 하며 난동을 부리는 것을 순경들이 떼어 말리다가 같이 넘어지질 않나, 이쪽저쪽에서는 서로 잘했다고 옥신각신하며 소란을 펴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진땀을 흘리며 정신없어 하는 순경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순경들이 이토록 밤새 고생하며 힘들게 일 하는 것을 그날 처음 보았다. 정말 말뿐이 아닌 온몸으로 헌신하는 분이 경찰이구나 하는 존경심을 갖게 하였다.

그 와중에도 순경 한분이 내가 찾고 있는 호텔을 찾아 주겠다고 하며 같이 차를 타고 나가 보자고 했다. 이 호텔 저 호텔을 데리고 다니며 눈에 익은 곳이 아닌지 유심이 살펴보라고 하며 여러 호텔의 로비를 보여줬다.

몇 시간을 허탕을 치고 기진맥진해서 포기 하려는 순간 혹시 여행가이드 이름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서 회전의자라는 노래를 부른 김용만씨 하고 이름이 같다고 하면서 제 이름을 기억나게 하시려면 회전의자만 생각하면 됩니다. 라고 하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순경이 김용만 이라는 여행가이드가 혹시 그 호텔에 있느냐며 여기저기 전화를 걸더니, 드디어 묵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어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분들의 헌신이 이었기에 막막했던 난처함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하는 사람들은 어떤가! 선거 때만 되면 공약과 약속을 남발한다. 진정으로 그들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가 없다. 그 만큼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민을 위한 대변자요 일꾼이라고 하는 국회의원이나 시 도의원 그리고 단체장 같은 분들이 행사장에 와서는 성의 없는 말들을 늘어놓고 자기 자랑만하고 가는 것이 예사다.

자신을 선택해준 시민들에게 현안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줄 의무가 있고 작은 건의라도 귀를 기울이고 듣고 해결해줄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손 내밀고 얼굴 비치는 것이 일수고 서민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수천억을 유치했다느니 뭘 세웠느니 하면서 짜증나게 떠들어 댄다.
그리고 모임에 와서는 얼굴이나 보고 인사치례나 하고 가는 자리로 여기기도 한다. 어느 모임에 가든지 한두 명씩 불러내어 민생의 고충과 현안문제에 대한 고언을 바로 듣고, 서민들의 아픔과 현실을 서로 느끼며, 그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장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지역민이 격고 있는 큰 고통과 어려움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역의 일꾼이요 대변자(代辯者)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말만 많이 하는 사람들만 보다가, 위험한곳에서 말이 아닌 몸으로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머슴처럼 일하는 경찰 분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난 것은, 경찰에게 더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좋은 풍토를 조성해 주고 더 큰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지는 못 할망정, 조금의 실수가 있었다고 해서 몰아붙이고 매;도(罵倒)하는 말 많은 지도자들의 모습이 순간 떠오르며 씁쓸한 마음을 갖게 했던 기억 말이다.
글 : 국제와이즈멘클럽 경기지방총재 기독교실업인 협의회회장 정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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