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웅 기동취재부 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해 4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각)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원자폭탄이 터질 때처럼 버섯구름이 형성되는 큰 폭발이 두 차례 있었고 이 폭발로 항구 주변 상공은 거대한 검은 연기에 뒤덮이고 많은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고 차량이 파손됐으며 70여명이 목숨을 잃고 37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후 버섯구름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날 폭발 원인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언론은 레바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사고는 부근에 대량 저장돼 있던 질산암모늄이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질산 암모늄은 질산과 암모니아가 반응해 생성되는 염으로 실온에서 백색 결정 상태의 고체 형태를 유지한다. 공기 중에서는 안전하지만 고온이나 밀폐용기,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해 폭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소방 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이날 폭발이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현지 보도와 사진, 동영상에는 단 몇 초 만에 초토화된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의 모습이 담겼다. 충격파와 열파 탓에 타버린 자동차는 뒤집혔고 붕괴한 건물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초강력 충격파에 10㎞ 거리에 있는 건물의 유리창까지 박살이 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베이루트 시장은 스카이뉴스 아라비아 채널과 생방송 인터뷰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폭발 같았다.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다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정부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에 따른 한국인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외교부는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 명 외에 국민 140여명이 체류 중”이라고 전했으며, 5일 폭발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국민 피해 여부에 대해 “주 레바논 대사관은 사고 직후 현지 재외국민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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