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가해자들 “폭행 안 해...사죄할 생각 없다”

[ipn뉴스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22) 선수가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최 선수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여자 선배 장윤정 선수를 ‘영구 제명’하기로 결정하고, 남자 선배는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7시간의 긴 회의 끝에 3명의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가운데)과 이용 의원(오른쪽)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당했던 피해사례를 증언하고, 자신들이 겪은 폭행도 폭로했다.

동료 선수들은 “오늘 우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고 말했다.

또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우리를 집단으로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했다.

▲ 고 최숙현선수와 함께 뛰었던 현역 선수 2명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선수와 자신들이 겪은 폭행을 폭로했다.

이들은 이어 “감독이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국제대회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고 있음에도 80만∼100만원의 사비를 주장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며 금전적 착취도 있었음을 밝혔다. 부모님을 모욕하는 언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모든 피해자들의 처벌 1순위는 “선수들을 항상 이간질하고 폭행과 폭언을 한 주장 장 선수”라고 했다.
주장 선수는 증언에 나선 선수를 상대로 “옥상으로 끌고 가 뛰어내리라고 협박했고, 몸살이 걸려도 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했다”며 “몰래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모바일 메신저를 읽는 등의 행동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팀닥터라고 부른 치료사가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속이고,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며 “‘최숙현을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팀닥터의 성추행과 협박 등의 추가 혐의를 제기했다.

두 선수는 “선수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언니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나서지 않은 6명의 또다른 선수들은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피해 사례를 증언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감독과 선수들은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규봉 감독은 “최 선수가 어릴 때부터 지도해 와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폭행·폭언을 한 적이 없고 감독으로서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부분에만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동료였던 김 모 선수 역시, “폭언·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사죄할 것도, 그런 생각도 없다”며 “미안한 마음은 없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장 모 선수 역시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같이 지내온 시간이 마음 아프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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