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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웅 기동취재부 기자] 문화재청은 올해 6월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해 벽화문화재의 가치와 보존현황을 고찰한 바 있다. 이후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원칙’ 마련을 위한 전문가 실무협의단을 구성해 추진해왔으며 벽화문화재 보존처리의 주요 공정과 예정가격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보존처리 표준시방서 및 품셈 기준 마련’ 연구용역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공청회는 그 결과물인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원칙’과 ‘보존처리 표준시방서 및 품셈’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먼저 제1부에서는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 원칙’을 소개한다.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현황-부석사 조사당 벽화를 중심으로’ 발표에서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 사례를 들어 국내 벽화문화재 보존관리의 현황을 살펴볼 것이다.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원칙’ 발표에서는 벽화문화재의 조사·연구, 기록, 보존, 관리에 필요한 기준을 정해 벽화문화재의 가치를 후대에 전달하기 위한 모든 행위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한다.

제2부에서는 ‘벽화문화재 보존처리 표준시방서 및 품셈 마련 연구 결과’ 발표에서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 결과를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벽화문화재 보존처리 표준시방서 및 품셈, 벽화문화재 모사 표준시방서 및 품셈 발표에서는 벽화문화재의 보존처리와 모사 분야로 나누어 표준시방서와 품셈 도출 과정 등 세부 내용과 실연을 통한 보완계획을 제안한다.

제3부는 박은경 교수를 좌장으로 한 참여자 종합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다.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를 위한 원칙’의 적용 등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일반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벽화문화재는 사찰, 궁궐, 서원, 향교, 사당, 고분 등 다양한 건조물에 그려져 있으며 그중에서도 사찰 벽화는 5,351점, 궁궐·유교 벽화는 1,120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보·보물로 지정된 벽화문화재는 ‘국보 제46호 부석사 조사당 벽화’ 등 총 12건에 불과하며 그 고유한 가치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채 다른 유형의 문화재에 비해 부각이 덜된 편이다.

특히 건조물과 공동 운명체인 벽화문화재는 건조물의 노후, 구조 변위에 따른 균열 등으로 손상되거나, 외부 비바람에 의해 퇴색되는 등 취약한 보존환경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후 건조물을 보수할 때에도 건조물의 부속품으로 인식되던 벽화문화재는 깊은 고민 없이 쉽게 분리되고 그 이후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벽화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표준시방서와 품셈 기준이 부재해 보존처리 예정가격 산정이 어렵고 보존처리 결과물의 품질도 미흡하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수립한 ‘벽화문화재에 대한 국제적 보존원칙’이 있지만, 이는 석회 또는 벽돌 등 무기물 재질에 그려진 벽화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벽화문화재는 판벽화, 첩부벽화와 같이 목재나 종이 등 유기물 재질에 그려진 벽화가 다수 존재해 국제적 보존원칙을 바로 적용하는데 한계가 존재해왔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국내 벽화문화재 보존현장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한 우리만의 보존관리 원칙 마련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 원칙’을 수립하고 문화재 수리행정의 기준으로 삼아 활용하고자 한다. 이로써 그동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던 벽화문화재가 더 온전하게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속적으로 보존처리 기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그 결과를 보완·반영해 최고의 보존처리 품질을 담보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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