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통합 청주시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이승훈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아직도 얼떨떨한 게 사실이다. 통합 청주시를 발족하기위해 노력한 사람도 아니고, 지방행정에 경륜이 많은 사람도 아니다.

청원군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외지에서 했고, 지역과의 인연은 단지 정무부지사를 몇 년 한 것뿐이었다. 그런 사람이 느닷없이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더니 통합 청주시장이 되었다.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을 다 물리치고 새누리당 공천을 따낸 것도 기적인데 통합시장에 당선되는 것을 보고 천복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러니 그의 인품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극명하게 나타낸 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여혼이다. 공직사회에서 자식의 결혼은 수천만 원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그동안 쫓아다닌데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도 있어서 무조건 나쁘다고만 매도할 수도 없다. 가만히 있어도 화려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여건이었다. 특히 이러한 조건을 외면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여건에서 결혼식을 올려도 되는 여건임에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조촐하게 여혼을 치른 이승훈 시장의 경우는 더욱 특별한 것이다.

그의 궁금한 인품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승훈 시장이 서울의 일반식장에서 여혼을 치룬 것은 시장 취임 직전인 지난 28일이었다.

웬만하면 호텔에서 결혼하는 세태를 생각하면 일반예식장에서 여혼을 한 것 자체가 의외였다. 게다가 참석한 사람들은 불과 수십 명뿐이었다.

소문만 흘리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왔을 기관·단체장들의 모습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가족 친지들뿐이었다. 예상을 깨는 것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시장의 사위는 외국인인 체구라고 하기에는 작은 키의 미국인이었다.
또한, 시장 부부가 입고 있는 옷이었다. 평상복차림이었다. 특히 이 시장 부인의 옷은 지난 출판기념회 때 입었던 그 한복이었다. 누군들 평생에 한번 뿐인 딸의 결혼식을 화려하게 치루고 싶지 않겠는가?

빚을 내서라도 화려하게 치루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여건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기는 더욱 힘든 일이 아닐까?

이승훈 시장의 조촐한 여혼을 우연히 목격한 기자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 시정을 펼칠지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승훈 청주시장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일말의 불안감이 일거에 해소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조촐한 여혼을 치르는 의지로 시정을 펼친다면 어떤 비리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청주시정을 상징했던 ‘비리부패의 백화점’이라는 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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