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더우드(Underwood) 타자기
[이종섭 기동취재부 기자] 시립박물관은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유물들과 송은 이병직의 묵란도 1점을 지난 5일, 부산시민들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 받은 서영해 관련 유물들은 지난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 ‘서영해_파리의 꼬레앙, 유럽을 깨우다’에서 전시되었던 유물들이다. 6월 전시가 종료되자 후손인 황순조 여사 의 조카가 부산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된 유물은 서영해가 직접 사용했던 1940년대 모델의 언더우드 타자기와 1948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언론교육훈련센터에서 열렸던 세미나에서 서영해가 수집한 것으로 보이는 논문 일괄이다. 수집 논문들은 서영해가 직접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그 시기에 서영해가 파리에 있었던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어 당시의 행적을 알려주는 좋은 자료이다. 박물관은 이번 추가 기증을 통해 관련 연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 시민 소장가에 의해 기증된 ‘송은 이병직 필 몽요소상도’는 김규진의 영향을 받아 사군자 중에서 특히 죽과 난에 조예가 깊었던 이병직의 묵란도로서 가치가 있다.

이병직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내시 중 한 명이자 당시의 유명한 부호, 대수장가로 서화이론뿐만 아니라 서화감식에도 뛰어나 일제강점기 유일한 미술품 경매기관이었던 경성미술구락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두 번의 경매회를 개최할 정도였다. 그가 소장했던 김두량의 ‘월야산수도’는 국립중앙박물관, 장승업의 ‘홍백매십선병풍’은 삼성 미술관 리움, 조속의 ‘매조도’는 간송미술관에 각각 소장되어 있다. 또한 국보로 지정된 ‘삼국유사’권3~5와, 보물 ‘제왕운기’를 소장하고 있기도 했다.

그림의 두인에는 ‘윤집궐중’이라고 찍혀있고 화제는 ‘몽요소상’이라고 적혀있다. 이 그림은 당시 유행하던 묵란도의 다양한 양식적 특징을 갖추고 있어 근·현대기 서화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작품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병직의 서화가로서의 면모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부산박물관 송의정 관장은 “이번 기증과 같이 부산시민들이 가정에서 소중하게 보관 중이던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많은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기증을 부탁드린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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