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소망이요 내 삶의 전부였고 예쁜 꽃봉오리 같은 가정에 기쁨이요 활력소였다.
조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기둥감 이었고 민족을 위해 큰일을 할 만한 소중한 보배였다.

금 쪽 같은 내 자식들이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에서 떨고 있는데! 희망과 미래가 어둠속에서 사라져 가는데!
우리의 꿈나무가 차디찬 물속에서 죽어 가는데!
자기들만 살겠다고 위장까지 하고 먼저 빠져나온 낡고 헌 것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최후의 순간까지 승객들을 구하고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하는데, 나 혼자만 살려고 달아나버린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봉오리들이 채 피기도 전에 꺾 이고 말았다.
이토록 가슴이 미어지고 비통 할 수가!

물살이 빠르기로 이름난 맹골수도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자식을 찾듯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잠수요원들의 눈물이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열일 제켜놓고 달려와 위로하며 봉사하는 이들도 가슴아파하며 슬픔의 눈물을 나누고 있다.
팽목항에 모여든 가족들은 우두망찰 바다만 쳐다보고 통곡하고 있다.
진도체육관의 가족들도 망연자실해 오열하고 있다.
합동분향소마다 끝없는 행 열을 이루어 애도하며 조문을 한다.
가슴에 맺힌 슬픔과 분노의 응어리로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려 긴긴밤을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정직하지 못했던 내 탓이다.
책임감 없이 살아온 내 잘못이기도 하다.
선진국 국민의식을 갖추지 못하고 살아온 공동의 책임인데도 아직도 뉘우치지 못하고 있다.
남이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참사를 겪게 되었다며, 아직도 네 탓 때문이라고 떠벌이고 있는 한심한 이들도 있다.

미처 피기도 전에 꺾여야 했던 꽃봉오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해야한다.
희생의 밑거름이 되어 대한민국을 울게 한 것을 말이다.
똑바로 정신 차리게 한, 숭고한 희생의 댓가를 말이다.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뻔뻔한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희생이다. 남이야 죽던 나만 살려고 한 이기적이고 비열하고 한심한 행동이 얼마나 큰 파멸을 가져오고 패가망신인가를  깨닫게 했다.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갖고 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의사자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보여준 희생이다.
위험에 처해있는 남을 먼저 구해낼 수 있는 정의로운 정신이 왜! 필요한 것인가를 일깨워 주기위해 꽃봉오리들이 꺾 어진 것이다.
정말 장하다, 정말 잘못했다. 어른들을 용서해라!
새롭게 변 할께!
사랑한다 하늘에서 안식하기를!

                                                                                                                  안산광림교회 장로 정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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