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남난우 기동취재부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올해 봄부터 노환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여러차례 입·퇴원을 반복했으며 최근 다시 상황이 나빠져 10일 밤11시37분 끝내 숨을 거뒀다.

이희호 여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동반자였으며 평생 동지였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를 졸업했다.
귀국 후에는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초대 대한YWCA 총무등을 역임하며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김 전 대통령과 1962년 결혼한 뒤에는 정치적 동지로서 고난과 역경, 그리고 영광을 함께 겪어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과 납치,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한 수감, 사형선고, 가택연금으로 이어진 풍파와 군사정권 내내 이어진 감시와 탄압을 함께 겪으며 네 번의 도전 끝에 이뤄진 대통령 당선과 노벨평화상 수상까지 이 여사의 조력은 절대적이었다.

김 전 대통령 재임 때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를 비롯해 여성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의 문호를 넓혔으며, 외환위기 직후 사회봉사 단체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재단’을 직접 설립해, 마지막까지 고문직을 맡는 등 아동과 여성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들의 권리 신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여사는 인권과 여성문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무궁화대훈장, 펄벅 인터내셔널 ‘올해의 여성상’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한편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것과 관련해 SNS를 통해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계신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 여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장례 예배는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당일 오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며 장례는 가족 측의 의사에 따라 사회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옆에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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